진화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단상

들어가며..

저는 지난 포스트에서 시작했던 ‘일반 식품회사와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구분하는 지점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아직 스스로 납득할만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은 위 링크를 통해

지난번에는 이 질문을 따라 가면서 ‘측정 가능한 과학적인 접근방법이 있다면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이르렀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학습하도록 도와주긴 하였지만, 문제의 핵심은 건드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렵습니다. 과연 스타트업은 무엇이고, 왜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라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기 위해선 어떤 기준을 충족시켜야 할까요?

제로 투 원, 0이 1이 되는 변화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했던 실리콘벨리의 성공한 투자자 ‘피터 틸(Peter Thiel)은 자신의 책 <제로 투 원(Zero to One, 한국경제신문)>에서 수평적/확장적 진보와 수직적/집중적 진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피터 틸(Peter Thiel)>

수평적/확장적 진보는 이미 효과가 입증된 개선을 복사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1 -> n 으로 도식화할 수 있는 이런 진보의 양상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0 -> 1 로 표현할 수 있는 수직적/집중적 진보는 기존의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얼마 전 대구에서 신천지 교단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했을 때, 우리 정부는 신속하게 방역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0 -> 1, 수직적 진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의 확산세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이 보여지자, 세계보건기구 WHO는 우리나라를 코로나19 대응의 모범 사례국이라 이야기했습니다. 그에 따라 이탈리아와 중남미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한국식 방역모델’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는 1 -> n, 수평적/확장적 진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터 틸은 이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수직적 진보의 요체를 ‘기술(테크놀로지)’이라 정의 합니다. 그리고 최근 몇 십년간 빠르게 진보한 IT ‘기술’ 덕분에 오늘날의 실리콘 벨리는 ‘기술’의 메카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꼭 ‘컴퓨터 기술’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모두가 ‘기술’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도구의 사용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진화와 진보

0 -> 1 이 되는 진보. 어떤 의미에서 이를 ‘진화’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진화론을 처음 인류에 소개한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 1882)은 생물이 각자가 처한 환경에 적응해 있다는 사실을 관찰했습니다. 

그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에서도 개체군 안에 개체수가 많아지면, 그들 사이에 생존을 위한 경쟁(struggle for existence)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 진화론을 설명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조건에 제일 잘 적응할 수 있는 개체의 생존률, 생식률이 높다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론도 이에 따른 것이지요.

<찰스 다윈은 새들이 환경에 적응해 부리를 다른 모습으로 적응시켰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피터 틸은 경쟁(Competition)하지 말고, 독점(Monopoly)하라 이야기 합니다. 이 말은 멋있고 이상적이지만, 이 말 자체로는 실질적인 액션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작은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개인의 유전적 정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아주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회사의 차원에서 우리는 내부의 조건들을 시장환경에 맞추어 끊임없이 바꾸어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불가능했던 무언가를 가능하게 해 주는 일.’을 구축한다면, 존재의 의미가 분명한 스타트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참고 문헌

  • 제로투원(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한국경제신문)
  • 네이버 지식백과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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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Hee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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